Post

애프랩(F-Lab) Java Backend 1개월 후기

F-Lab 신청이유

먼저, F-Lab에 신청하게 된 이유를 스스로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유가 명확해야 확실한 목표 의식이 생기고, 내가 성취하고자 했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미 신입 개발자로 지원할 당시 부트캠프를 수료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혼자 학습하거나 자기 개발하는 것을 피하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일까? 만약 그렇다면, 교육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는 스스로 학습하지 못하게 되어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신청을 결심하게 되었다.

첫 번째 이유는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다.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취업과 이직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처음에는 1지망 기업들에 지원했고, 결과는 서류 탈락. 이후 2지망 기업들에 지원했지만 여전히 서류 탈락이었다. 결국 3, 4… N지망까지 하루 1~2개씩 총 30개 이상의 기업에 지원했다. 그 결과 몇 개의 기업에서 면접 기회를 얻었고, 나머지는 과제 전형이나 코딩 테스트 등에서 모두 탈락했다. 이쯤 되니 서류도 문제지만, 어렵게 얻은 면접 기회마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 날려버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부족한 그 ‘무엇’을 완전히 채워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이유는 단순히 취업만으로는 나의 부족함이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서다. 물론 취업이 목표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나 또한 기술적으로 성장하고,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이제는 더 이상 ‘주니어 호소인’으로 일할 수만은 없는 연차다. 나는 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습관화나 확신은 부족했다.

마지막으로, 개인 프로젝트를 다시 해보고 싶어졌다. 애프랩의 GitHub 프로젝트 레포지토리를 종종 살펴보았는데, 수준 높은 결과물과 깊이 있는 기술적 고민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실행력과 추진력이 부족해 끝맺지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기술적 고민을 담은 완성도 높은 나만의 프로젝트를 개발해보고 싶었다. 실무와는 무관하게, 순수한 열정만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F-Lab 온보딩

첫 멘토링 시작 전에 간단한 온보딩을 진행하였다. 약 40분간 진행되었고, 먼저 멘토님의 소개를 들은 뒤 나도 나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3년 조금 넘는 경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원하는 멘토링 방향과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최근 면접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답했는지, 왜 떨어졌는지 설명했다. 멘토님 말씀에 따르면 보통 5~10분이면 이 사람을 뽑을지 말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잠깐 언급한 예시 대답만 보더라도 ‘이 사람이 직접 프로젝트나 코드를 작성해 실행해봤구나’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역시 직접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추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면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신입 개발자라면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가능성’을 봐줄 수 있겠지만, 경력직에게는 그런 자비가 없다고 느꼈다. 취업은 슈퍼스타K가 아니니까.. 멘토님에 따르면 기술력을 중요시하는 회사들은 팀을 ‘캐리’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지, 끌어내리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고, 나 또한 회사에서 그런 사람을 원했었다. 단순히 1인분을 해주는 사람보다는, 나의 짐을 덜어줄 사람을 넘어서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자바에서 내가 부족한 부분은 비동기, 병렬 처리, 그리고 JVM과 GC 등이다. 이 부분을 꼼꼼히 이해해서 이후 코루틴, 버추얼 스레드 등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 GC 원리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했는데, 예전에 한 번 정리한 적은 있었지만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안타까웠다. 아무리 정리해본 적 있다고 해도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면접이나 실무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마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도 다시 정리하고, 실험하고, 실제 코드를 기반으로 실행해 이론을 검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img

한달 회고

온보딩 이후 총 3회의 멘토링을 받았다. 첫 멘토링에서는 내가 가진 지식이 얕고 부족해서 적응이 어려웠다. 나름대로 다시 학습하려고 노력했지만, 어설픈 학습 탓에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부족함을 정확히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 나 역시 어느 정도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할 방안을 몰랐다. 그래서 멘토님께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것부터 시작했다.

우선, ‘야생형’으로 구현해보는 추진력과 구현력이 부족했다. 이는 자바 학습 초기부터 이어져온 좋지 않은 습관이었다. 따라서 최대한 쉬운 개념부터 직접 구현해보는 연습을 많이 하려고 했다. 두 번째로는, 나는 어떤 분야든 어설프게 공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기술이 없었다. 관심이 있다고 해서 그 기술을 아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팀에서 기술적인 제안이나 결정을 할 때는,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주장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 문제점을 멘토님께 솔직히 말씀드렸고, 함께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3년 정도의 실무 경력 동안 나는 수많은 질문에 답을 얻지 못했다. 그때 F-Lab 멘토님 같은 분이 사수로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한 기술적 고민이나 질문에 대해 멘토님은 이미 알고 계시거나 경험이 있었다. 또한 기술적 결정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주셨다. 프로젝트 설계 멘토링을 받으면서, 기술적 선택에 대한 고민과 그에 따른 근거를 반복해서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나의 프로젝트 도메인 경험이 있는 멘토님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었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멘토님은 멘토로 삼을 만한 분이었다. 수년간 꾸준히 해온 스터디 활동과 발전 욕구를 보며 나도 모르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첫 멘토링 때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단기간에 재미있게 몰입해서 공부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예전에는 자바 문법을 익히고 스프링으로 CRUD라도 빨리 만들어보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자바라는 언어 자체를 더 좋아하게 되었고, 더 깊이 이해하려 노력하게 되었다. 하나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해될 때까지 영상이든 검색이든 공식 문서든 여러 번 반복해서 학습했다.

세 번째 멘토링에서는 확실히 아는 개념에 대해서 생각보다 잘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자유자재로 요약하거나 풀어서 설명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멘토님은 처음의 나와 같은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로 대답의 깊이가 생겼다고 칭찬해주셨다. 물론 이번 멘토링에서 다뤄진 주제가 내가 확실히 아는 개념이 많아 hit율이 높았던 것도 있다. 그래도 일정 수준의 자신감과 확신을 얻게 된 계기였다.

멘토링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deep-dive할 때의 가이드였다. 혼자 deep-dive를 하면서는 ‘어디까지 해야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그래서 멈칫할 때가 많았다. 특히 실무에서 경험하지 못한 분야는 더 그랬다. 이런 부분에서 멘토님이 ‘이런 부분은 금융업계에서는 조심해서 써야 해요.’처럼 도메인별 실무적인 가이드까지 제시해 주셔서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다시 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상반기 동안 많은 기업에 지원했고 대부분 떨어졌다. 멘토링 중에도 몇 번의 면접이 있었지만 모두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 부족하고, 어떻게 채워갈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이 보인다. 프로젝트 개발이 본격화되면 다시 코딩에 몰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자바나 스프링의 deep-dive는 계속 병행하여, 누구보다 확실히 알고 자유롭게 설명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고자 한다.

이제는 멘토님과의 문답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마치 무림 고수가 스승에게 초식을 배우며 대련을 통해 성장하듯, 묵묵히 나아가려 한다. 급하게 마음먹고 잘 된 것은 없었다. 실제로, 내 인생에서 이렇게 몰입해서 공부만 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급할수록 chill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재미를 느껴가면서 음미하듯 공부해나가야겠다.

img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