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2-TIL: 여러 세션에 일을 맡기는 법, 그리고 결정 모델
Today I Learned
이틀 동안 Claude Code 세션을 여러 개 띄워 두고 일했다. 블로그 글을 다듬는 세션, CI를 고치는 세션, 사이드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세션이 동시에 돌았다. 결과물은 많이 나왔는데, 돌아보니 배운 것은 결과물보다 일을 맡기는 방식 쪽이었다.
에이전트에게 맡기기 좋은 일은 “다시 읽고 고치기”였다
블로그에서는 새 글을 쓰기보다 기존 글을 고치는 데 시간을 썼다. 개념 글에는 RFC와 공식 문서 같은 1차 출처를 붙이고, 기술 블로그 리뷰는 원문이 말한 것과 내 해석을 나눴다. 글로만 설명하던 흐름은 다이어그램으로 바꿨다. 글 끝의 참고 링크도 출처로 모아, 어떤 글이 어떤 출처에 기대는지 거꾸로 따라갈 수 있게 했다.
이런 일은 기준만 분명하면 반복 작업에 가깝다. 사람이 하면 지루해서 대충 넘어가는 일이라 에이전트에게 맡기기 좋았다. 반대로 원문을 잘못 옮긴 곳을 찾거나 내 해석과 원문을 가르는 판단은, 결국 직접 읽어야 했다.
맡기는 방식은 아직 단순했다
보낸 요청의 상당수가 “다음 단계 진행해줘”였다. 무엇을 할지는 에이전트가 정하고, 나는 결과를 열어 보고 다음을 누르는 식이다. 결과물은 나오지만 같은 지시를 매번 반복하게 되고, 다 됐는지는 결과를 직접 열어 봐야 안다. 다음부터 바꿔 볼 것을 적어 둔다.
- 요청에 완료 기준을 넣는다. “기능을 구현하고, 테스트와 빌드가 통과하면 커밋하고 멈춰”처럼 쓰면 확인할 일이 “결과 열어 보기”에서 “테스트 결과 읽기”로 줄어든다.
- 반복하는 지시는 대화가 아니라 파일에 둔다. 저장소 규칙은 CLAUDE.md에, 자주 하는 작업은 스킬로, 저장소를 가리지 않는 선호는 메모리에 둔다.
-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은 부탁하지 말고 훅으로 건다. 에이전트는 부탁받은 규칙을 가끔 잊는다.
- 같은 저장소에서 세션을 여러 개 돌릴 때는 worktree로 나누고, 세션마다 목표를 하나만 준다. 한 세션이 하루 종일 이 일 저 일을 오가면 컨텍스트가 길어져 앞의 맥락이 흐려진다.
AI 키워드: 결정 모델
요즘 비슷한 발표가 연달아 나왔다. TypeSafe AI의 Jev, Cloudflare의 Clef, 그리고 OpenAI DevDay의 Decisions API다. 셋 다 문장을 생성하지 않고, 정해진 타입의 답을 확률과 함께 돌려주는 모델이다. 선택지 중 하나 고르기, 점수 매기기, 예/아니오 판정 같은 것들이다.
에이전트 구조로 보면 큰 LLM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루프 중간의 작은 결정을 떼어 맡는 층이다. 의도 분류, 어느 모델로 보낼지 정하는 라우팅, 툴 호출을 허용할지 판단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답의 형태가 정해진 판단까지 매번 큰 모델에 물으면 느리고 비싸기 때문이다. Cloudflare가 잰 중앙값 지연은 Clef-flash가 38.8ms였고, OpenAI는 Decisions API가 일반 API 호출보다 약 10배 빠르다고 했다. 둘 다 각 회사가 직접 잰 값이다.
같은 시기에 Atlassian이 메트릭 플랫폼을 OpenTelemetry로 옮긴 사례도 읽었다. 약 10만 대 호스트의 수집 파이프라인을 바꾸면서, 서비스 쪽 계약(“이 주소로 StatsD를 보내면 메트릭이 보인다”)은 그대로 두고 뒤의 단계만 하나씩 바꿨다. 인터페이스를 고정하고 구현을 단계별로 갈아 끼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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